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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따라 인생따라 국화옆에서

by Come together 2024.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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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화옆에서

 
미당 서정주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하여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하여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머언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에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이 오지 않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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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국화옆에서 세월이 흘러감을 보며

 
10월 지나 뭇서리가 내리는 차가운 가을날 오래도록 살아온 자신의 인생길에서 되돌아보며 문뜩 마주한 한송이 국화꽃에서 마주한 한편의 드라마같은 영상들이 오버랩되는 것을 하나의 수채화처럼 시인은 그리고 있다.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그리도 소쩍새가 울고 기나긴 여름날 장대같은 비와 우러찬 천둥소리를 견디어 가며 그리도 모진 세월을 견디어 온 것이다.

우리들이 살아온 날도 그리하리라. 젊은 청춘들이 모진 세월의 풍파를 견디어 살아오듯이 머언 머언 젊음의 뒤안길에서 돌아와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진 누님과 같은 국화옆에서 과연 이리도 켜켜이 쌓인 세월을 그대로 드러내는 내면의 풍경을 그대로 보여준다.

흘러가는 인생의 흐름속에서 피어나는 노란 꽃잎을 보려고 고뇌로 가득찬 내면의 생각들로 잠조차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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